예산 가야산 (스플라스 리솜 출발 → 남연군 묘 → 옥양봉 → 석문봉 → 가야산 → 원효봉 → 스플라스 리솜 복귀)
예전에 명당이라는 영화를 본적 있었는데, 그때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 묘가 2대 천자가 나오는 명당이라는
말이 있었다는 내용을 본적 있는데,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겸사겸사 산행도전함.
발왕산 다녀온 이후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12km 직후에 50% 늘어난 거리를 도전하는 무모함으로
엄청난 고생을 했던 곳이다.
보통은 가야산 도립공원 주차장을 들머리로 하는데, 스플라스 리솜을 들머리로 잡은 이유는
전기차 충전소가 있었고, 15km 정도로 산 일주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였다.
이번엔 물과 간식을 넉넉하게 준비했다 생각했었는데, 역시 물이 부족했다.
그늘이라 방심했고, 온도를 대수롭잖게 생각했었는데 여기는 강원도 고지대가 아니라
서해안 낮은 지대라는 것을 몰랐었다.
스플라스 리솜에서 가야산 도립공원 입구까지는 지도보면서 마을과 저수지 둘레를 지나쳐
걸어가면 되는데, 이날은 햇살이 매우 강했다.
가야산 도립공원 주차장을 지나치면 남연군 묘가 있다는 표지가 나오고 산길 초입에 들게 된다.
남연군 묘 성역화 하는지 모르겠지만 포크레인이 있고 꽃단장 중이어서 그냥 지나쳤다.
남연군 묘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숲 관리가 잘되어 있어 나무가 시원시원하게
뻗어있어 좋았지만, 무더운 날이어서 바람이 별로 안 불었다.
이정표가 좀 이상했는데, 누군가 썼다 지웠다한 흔적이 있었다.
비탈길을 올라가다 보니 자갈길이어서 종종 미끌어졌다. 스틱필수
맑지 않으면서 무더운 날이어서 하늘이 깨끗하지 않다. 저멀리 걸어온 저수지가 보인다.
오르면서 남연군 묘가 어째서 명당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올랐는데, 아직은 정상이 아니어서
어째서 명당인지 아직 모르겠다.
옥양봉을 향해서 계속 오르고 있었는데, 조망이 터지는 곳에 이르러 뒤돌아보니
남연군 묘가 산세가 모이는 위치에 있었다.
뒤에서 모아주고, 앞에서는 좌,우가 모아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래서 명당이라 했나??
망자의 묘터지만 받쳐주고 모아주는 자리에 있다는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하늘이 내린 자가 아닌 사람이 억지로 명당에 들어간 사례라 흥선대원군과
자식과 손자까지 좋지 않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원래 저 자리에 절이 있었다고 씌어있었는데, 흥선대원군이 절을 쫓아내고 그 자리에
아버지인 남연군 묘를 저 멀리 타지에서 이장을 했다라고 했다.
욕심에 눈멀어 저지른 참사,,,,
여차저차 헉헉거리며 올랐더니 옥양봉 정상석이 있었다.
오를때는 서해안의 금강산이라 부르는지 모르겠던데, 올라보니 서산쪽 산세가 우와~ 라는
탄성이 절로 날 만큼 산세가 좋았다.(그래서 금강산?)
가야산쪽으로 가는 길은 능선이 고르지 못하거나 바위 구간은 이렇게 데크가 되어 있어
안전하게 갈 수 있다. 하지만,,,, 햇살이 너무 따가워,,
절벽위에 소나무가 멋지게 자라있어서 한컷,
인생샷 건진다고 난간없는 바위에 무리하게 올랐다가 돌풍 혹은 헛짚어 추락사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무리하게 인생샷 찍지말고 안전하게 난간에서 찰칵~!
서산쪽을 바라보니 날씨 흐린 것만 빼면 경치가 매우 좋았을 것 같다.
뙤약볕 코스를 지나 그늘에 들어서니 살것 같았다.
이정표는 새로 만든 것과 기존에 있던 것이 뒤엉켜 있었는데, 새로 만들면 기존 것은 없애든지 하는게 맞지 않을까?
가야산 노선도는 가야봉에 이르러 하산하도록 되어있고, 원효봉 가는 코스는 표시되어 있지 않다.
없는 이유는 명산100이나 블랙야크 금북정맥에 원효봉은 없기 때문이다.
옥양봉 지나 석문봉에 도착했는데, 햐,,,, 정상석에 낙서를 해놨네,,,
애가 그랬는지 어른이 그랬는지는 모르겠다만, 정상석 낙서는 좀 아니지 않니?
석문봉을 지나 가야봉을 바라보며 한 컷
아직도 갈길이 많이 남았구나,,, 가야산이 괜히 도립공원이 아니었어,,
가야봉 부근에 도착해서 석문봉 바라보며 한 컷
저 멀리 남연군 묫자리 조성사업 현장이 잘 보인다.
서산쪽을 바라보면 기암괴석들로 이뤄진 절벽이 군데군데 보이는데,
더위를 잊고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가야봉 송신소가 눈앞에 다가오기 시작한다.
저멀리 옥양봉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드디어 가야산 정상 가야봉 도착
오른쪽에 있는 망원경은 무료로 볼 수 있어서 멀리 떨어진 경치를 잘 볼 수 있다.
능선을 따라 움직이더라도 등고선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절대 평탄하게 이동 안된다.
옥양봉 - 가야봉으로 이르는 능선길은 능선이기 때문에 물과 계곡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물이 부족하면 안되니 넉넉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야생고양이가 출몰하는데, 누군가 밥을 주는 것으로 보여진다.
가야봉에서 가야산 도립공원 입구를 바라보며 한 컷.
가야산 도립공원 원점회귀는 보통 옥양/석문봉으로 올라 가야봉으로 하산해서 도립공원 주차장으로 가는 경로이다.
가야봉을 뒤로 하고 스플라스 리솜으로 가기 위해 원효봉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가야봉과 원효봉 사이에 샘터표시가 있는데, 수량이 없어 샘터가 말라 있다.
물을 기대했다가 낭패를 만난 곳이기도 하다.
원효봉 들머리는 산악회원들이 부착한 이정표를 보고 들어오면 된다.
헬기장에서 바로 보이는 위치이므로 램블러 잘보면 길찾는데 어렵지 않다.
가파르긴 하지만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원효봉 직전에 암릉 구간이 나타나는데,
밧줄이 있어 밧줄 잡으며 오르면 된다.
어느 산이든 마찬가지로 밧줄이 있는 경우엔 튼튼한지 반드시 확인하고 잡고 올라가야 한다.
햇볕에 삭아서 갑자기 끊어지는 수가 있거든.
봉우리 직전엔 암릉구간을 네발로 낑낑거리며 올랐더니 원효봉 정상석이 딱~
물을 부족하게 준비해서 가져온 물을 모두 소진한 상태였고, 샘물도 없고, 날씨는 덥고,
이 순간을 이겨내게 해줬던 것이 바로 세콤한 맛 젤리였다.
아직 갈길이 5km 가까이 남은 상황이어서 어떤 난관이 올지 모르는 두려움도 있었고,
더위에 지친 체력을 짜내어 내려가야 했다.
가야봉부터 원효봉, 보부상촌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명도 마주치지 못했다.
내포숲길로 조성되어 있어 등산로 컨디션은 매우 좋았으나 내포숲길은 가야산 도립공원
주차장으로 마무리 되는 것으로 보였고, 리솜으로 가야했던 상황에서
마을이 보이는 코스로 접어들었는데, 공동묘지 구역이기도 했고, 서산마루에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어서 해거름이 슬슬 깔리고 있었다.
산속의 오후는 생각보다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마음은 조금 급했지만,
더위에 지친 몸이 따라주지를 않았다.
그리고 삵? 담비?인지 모르겠으나 군데군데 비둘기가 사냥당한 흔적이 있었다.
공동묘지구역을 지나가는 동안 뒤통수가 쎄한 느낌을 계속 받았는데,
계곡지역에 해가 지는 상황, 숲은 매우 우거져 마을 혹은 인기척도 없고,
개울은 시커먼 색을 가진 썩은 물웅덩이가 크게 있었다.
개인적으로 담이 작지 않다 생각하는데, 보부상촌을 향한 내리막 계곡길은
아직도 기억날 정도로 산행에서 겪지 못했던 공포감이 뒤통수를 떠나지
않았던 곳이다.
다시 못갈 곳은 아니지만, 불쾌한 느낌?이 강했다.
숲길을 헤치고 보부상촌이 나타날때의 후련함과 기쁨은 우와~~~라는 감탄사를
내뱉고 싶을 정도였다.
주차장 화장실이 어찌나 반갑던지,,
모자와 장갑, 수건을 다 씻어서 땀도 닦고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스플라스 리솜에 도착해서 바로 편의점으로 가서 이온음료 1.5리터 한병을 사서
다 마셔버렸다...
탈진으로 사람잡겠다라는 생각과 산 지도에 표시된 샘물을 너무 신뢰하지 말자.라는
교훈을 얻었다.
가야산 도립공원
기암괴석과 탁트인 전망이 매우 멋진 산
높은 산만 명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산
낮다고 얕봐서는 안되는 산
등산로가 매우 잘되어 있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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